330대 로봇이 용접·조립 '척척' NF쏘나타·TG그랜저 시간당 63대꼴로 생산 필요부품 '적기공급'… "시간과의 싸움이 관건"
“시간당 63대꼴로 NF쏘나타와 TG그랜저를 번갈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에서 버스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국내 베스트셀링카의 산실인 이곳에는 내수ㆍ수출용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고 있다.
안내를 맡은 심기홍 총무팀 사원은 “수요가 많은 차종을 생산하다 보니 주야 2교대로 하루 20시간씩 가동하고 있지만 시간과의 싸움이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생산시간을 줄이면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프레스공장과 차체공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13.9톤에 이르는 자동차 강판 코일을 운반해 자르고 금형으로 차체를 찍어내는 모든 공정이 모두 자동화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장 근로자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330대의 로봇이 차체 조각을 용접하고 창문을 부착하는 정밀한 작업을 수행했다. 특히 용접용 로봇이 레이저 작업을 마친 차체를 다른 로봇이 점검하는 광경은 첨단 기술의 한 단면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로봇 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인간의 눈과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최종 단계에서는 2명의 작업자가 용접부위를 살피고 간단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조립공장에 들어가서야 현장 근로자들은 만날 수 있었다. 작은 나사를 조이고 각종 부품 덩어리를 차체에 부착하는 작업이 그들의 임무.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공간인 만큼 공장 안에는 밝은 조명과 2~3평 규모의 화단 등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작업장 안에는 경쾌한 음악도 흘러나왔으며 컨베이어의 소음도 작았다.
특히 3만개가량의 부품을 필요로 하는 조립공장치고는 쌓여 있는 부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아산공장의 혼류 생산방식이 안정적인 효율을 올리려면 자동화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부품의 적기공급(Just In Time)이 필수.
현대차는 부품을 창고에 쌓아두고 일일이 필요한 부품을 찾아서 작업하는 데 허비해야 할 엄청난 시간과 인력을 적기 공급ㆍ생산방식(Just In Time)으로 해결했다. “아산공장에서는 협력업체에서 공급된 부품이 4시간 이상 머물러 있질 않는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쏘나타와 그랜저 두종뿐이지만 이들 차량의 종류는 소비자 기호에 맞춘 옵션과 수출국 등에 따라 1,000종에 이른다. 엔진과 변속기 종류가 각각 82종과 24종이며 전기배선의 종류만 1,400종인 만큼 다양한 부품을 다루다 보니 적기 공급ㆍ생산 방식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공정공장의 마무리 공정에서는 5일 공개될 NF쏘나타의 부분 변경 모델이 자태를 드러내 기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아산공장에 앞서 충남 서산에 자리한 현대ㆍ기아차의 AS 부품전문공장 파텍스(PARTECS)도 둘러봤다. 현재 단종돼 생산되지 않는 차량의 차체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이었다.
8월 준공된 이 공장에는 프레스ㆍ차체ㆍ도장 공정을 갖추고 현대ㆍ기아차로부터 단종된 차량의 앞문과 뒷문ㆍ후드ㆍ트렁크 등 차체를 끊임없이 찍어내고 있었다.
이춘남 파텍스 대표는 “이익을 목표로 하기보다 고객 만족을 위해 설립된 회사”라며 “단종된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차체 부품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보다 빨리 공급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텍스에서는 엘란트라와 구형 프라이드를 비롯해 16개 차종의 750벌의 금형을 확보하고 있다.
아산ㆍ서산=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서울경제 2007-11-04] 해당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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