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합작해 단종 모델 전문업체 파텍스 설립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한 획을 긋는 자동차는 포니다. 첫 수출 모델이기도 했고,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이 높았다. 아직도 우리나라에만 76대의 포니가 굴러다니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수백대쯤을 있을 게다.
포니를 몰다 부품을 교체해야 할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볼트 너트야 어떻게 구한다지만 차체를 교체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30년은 족히 끌고 다닌 차를 그냥 폐차하긴 너무 아깝다.
이같은 수요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손을 잡았다.
세 회사는 지난 8월 서산 현대파워텍 공장 인근에 파텍스란 회사를 세웠다.
파텍스는 단종 모델의 AS용 프레스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자본근 400억원으로 현대차 56%, 기아차 31%, 모비스 13%의 지분으로 세워졌다. 파텍스는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곳이다.
회사 입구에선 "품~질~"이란 우렁찬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붙인다. 회사설명 자료는 파워포인트 대신 지휘봉으로 가르키는 옛날식 차트다. 대표이사가 접이식 지휘봉으로 차트를 가르키며 설명하는게 옛스럽다. 초기 현대차로 과거 여행을 온 기분이다.
공장 내부엔 수많은 프레스 틀이 빼곡히 서 있다. 대형 크레인과 각종 장비는 현대식이다. 로템에서 들여온 대형 크레인과 프레스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한다. 부품은 소량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화보다 사람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공장 탐방일엔 기아차의 '리오' 모델의 부품을 생산하는 날이었다. 리오는 2005년 초 단종된 모델이다. 연비나 성능 면에선 꽤 좋은차로 통했다.
프레스에서 연신 부품을 찍어 낸다. 빼곡히 쌓인 문짝은 전국의 기아차 AS센터로 보내진다.
며칠전엔 프라이드 부품을 찍었다고 한다. 86년에 생산됐던 옛 프라이드 부품이다. 프라이드가 시장에서 많이 사라져 부품 수요도 그리 많진 않다. 150세트의 부품을 생산했는데 5년치 부품이 될 거란다. 프라이드를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한 준비다.
과거엔 단종 모델의 부품도 현대 기아차에서 모두 만들었다. 대량생산하던 라인을 멈추고 단종 모델의 부품을 생산하면 그만큼 비용 낭비가 많았다. 이제는 파텍스에 단종 모델 프레스를 모두 옮겨 일관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파텍스엔 현대차의 옛 모델인 엘란트라와 아반떼 EF쏘나타 베르나 라비타 트라제XG 등의 부품을 생산한다. 기아차 중에선 구형 오피러스, 구형 카니발, 리오와 프라이드 그랜드카니발, 세피아 크레도스 슈마 아벨라 프레지오 그레이스 등 추억의 차 부품을 만들고 있다.
이외 단종 모델들은 순차적으로 들여오게 된다. 포니, 스텔라, 엑셀 등 추억의 차들도 조만간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파텍스 이춘남 대표는 "완성차와 동반자 관계로 고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생산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이 이뤄지도록 현대 기아차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xpert@moneytoday.co.kr
서산/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머니투데이 2007-11-04] 해당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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